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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K현대미술관, <위대한낙서展 : OBEY THE MOVEMENT>에 다녀오다


봄이 지나 따뜻한 햇살이 반짝이는 여름과 가까워지고 있는 요즘. 봄과 여름 사이인 6월, 완연한 따뜻함과 함께 <위대한낙서展: OBEY THE MOVEMENT> 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다들 한 번쯤 어렸을 때 낙서를 해 본 경험이 있을 텐데요. 그런 ‘낙서’가 우리의 동시대를 기록하는 ‘그래피티’라는 예술로, 현재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하나의 장르가 되었습니다. ‘낙서가 예술이 된다고?’ 라는 약간의 의문점이 들 수 있겠지만, 위대한 예술은 곧 “위대한 낙서”를 의미한다고 하는데요. 그 배경이 달리는 기차, 빌딩의 외벽, 매일 지나다니는 시멘트 바닥, 이 그래피티를 통해 어디서든 예술은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상기시켜준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고 합니다. 예술이 마땅히 가져야 하는, 차별이 없고 편견이 없는 특징과 현대사회의 본질을 동시에 접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낙서라는 것입니다. 

전 세계적인 스트릿아트 8명이 각자 자신의 그래피티 작품을 어떻게 풀어내는지, 그 가치와 힘이 어느 정도인지 몸소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이 전시회입니다. 그중 가장 인상적으로 본 ‘NICK WALKER’, ‘JONONE’, ‘OBEY GIANT’, ‘TANC’, ‘M.CHAT’ 총 5분의 작품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닉 워커는 영국 스트리트 아트 혁명의 선두 주자이자 세계적으로 가장 인정받는 스트리트 아티스트 중 한 명으로 손꼽힙니다. 오늘날 그래피티 무브먼트의 발전에 가장 크게 기여한 스텐실을 사용하는 아티스트 중 한 명으로서, 그와 그의 작품은 수많은 아티스트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는데요. 



닉 워커의 작품을 보면 검은 수트에 중절모를 눌러쓴 남자, ‘파괴’라는 이름을 가진 The Vandal(반달) 캐릭터를 자주 목격할 수 있습니다. 이 The Vandal은 스트리트 아트로부터 닉 워커의 독립성과 자유성을 드러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며 더 나아가 그의 유머러스한 표현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이 분신과도 같은 캐릭터와 함께 강렬한 색감대비로 닉 워커만의 느낌을 한층 돋보이게 만듭니다. 



특히 이 작품은 스프레이로만 그린 것이 아닌, 스텐실 여러 개를 겹쳐서 반복하며 그림의 심도를 표현하는 고차원적 ‘스텐실 기법’을 잘 표현했습니다. 하이힐 부츠를 신고 있는 여성의 뒷모습을 감각적인 기법으로 특유의 가죽 느낌을 잘 살려낸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영국은 물론 다른 세계의 스트리트 아티스트들에게 새로운 길을 내주었다는 점에서 기념비적이라고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뉴욕 할렘에서 나고 자란 존원은 미국의 그래피티 아티스트로, 현재는 파리에서 주로 활동 중입니다. 그래피티 씬을 넘어 세계적인 아티스트로서 인정받은 그는 예술작품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브랜드와 협업하는 등 미술계를 넘어 문화 전반적으로 우리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존원 작품의 특징은 한눈에 봐도 다이나믹하고 거침없는 붓터치와 흘러내림을 손꼽을 수 있는데요. 문자 느낌의 패턴을 반복하다가 하단으로 갈수록 물감의 흘러내림을 잘 표현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이런 존원의 시그니처 패턴은 뉴욕의 지하철, 벽 등의 도시 경관에 그 만의 컬러풀한 추상 스타일로 물들였다고 합니다. 그만큼 그의 작품 영향력이 크게 작용했다는 것을 볼 수 있답니다. :)



한 벽이 꽉 차도록 전시되어 있어 이 작품 역시 강렬한 물감과 대담한 붓터치를 볼 수 있으며, 너무나 큰 크기 탓인지 컬러풀한 느낌이 가장 크게 다가옵니다. 다채로운 색감으로 독특하면서도 이색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어 시선을 확 사로잡을 수 있는 작품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전시회의 가장 핫한 포토존으로 유명한 곳이니, 위대한낙서展에 방문한다면 멋진 사진을 남겨보시길 추천해드립니다 :)





ⓒ 위대한 낙서THE GREAT GRAFFITI, YouTube 출처


오베이 자이언트는 명실상부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그래피티 아티스트입니다. 그래피티나 예술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그의 작품을 한 번쯤 본 적이 있을 정도로 일반 대중들에게도 폭넓게 인지되고 있는데요. 스프레이 그래피티가 주류였던 스트리트 아트에서 실크 스크린을 활용한 포스터와 스티커를 통해 언더그라운드 서브 컬처(Sub Culture)에서 주목 받기 시작했고, 이후 순식간에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키며 스트리트 아트의 아이콘이 됩니다.




티셔츠, 스케이트보드, 포스터부터 거리를 점령한 ‘Obey Giant 캠페인’을 계기로 오베이 자이언트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으며, 이번 위대한 낙서 전시회에서 가장 비중이 큰 아티스트이기도 합니다. 전시회 곳곳에 ‘심슨’이라는 친근한 캐릭터가 패러디되어 더욱 흥미를 불러일으키네요.



최고의 예술은, 예술을 통해 세상을 조금은 덜 두렵게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세상과 더 밀접한 관계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다. 

-OBEY GIANT



그는 결정적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미국 대선 후보시절, 오바마 대통령의 얼굴이 담긴 HOPE 포스터를 통해 가장 영향력 있는 그래피티 아티스트로 우뚝 서게 되는데요. 이 외에 미국 및 세계 곳곳 이민법 반대 시위에 사람들이 들고 있던 ‘WE THE PEOPLE’을 주제로 한 포스터도 함께 그려냈습니다. 이처럼 오베이 자이언트의 작품들은 대부분 다양한 정치적, 사회적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 큰 특징입니다. 그 메시지를 대중들에게 반복적으로 노출하면서 호기심을 자극하여, 사람들이 자신들을 둘러싼 주변 환경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도록 만든다고 합니다. 자신이 원하는 방향을 예술이라는 매개체로 잘 활용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이 부분이 저에게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왔습니다.







탕크는 국제 그래피티 씬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스트릿 아티스트입니다. 타이포그래피와 서예 등에 기반을 둔 그의 예술은 초기에 문자를 이용해 제작한 작품들을 통해 만나볼 수 있습니다. 그는 예술가이며 전자음악 아티스트이기도 한데요. 그의 다양성은 작품으로 반영되어 음표가 이내 예술의 선으로 변모하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합니다.



그의 작품에는 특히 문자에 대한 관심이 반영되어 있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습니다. 다양한 철학과 그것의 외면을 담당하고 있는 문제를 연구해 다양한 생활양식과 그것이 발전해 나가는 문화 순간을 그려낼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초기에는 문자의 외면에서 얻은 영감으로 시작했다면 현재 그의 작품은 추상적인 에너지와 기하학적인 구조 등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는데요. 자유로움을 중심으로 하는 그의 페인팅 기법 속에서 비슷한 패턴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이 이 작품들의 큰 특징입니다. 또한 강렬한 색감과 과감한 붓터치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황홀한 느낌을 준답니다. :)






M.CHAT는(무수 샤 또는 미스터 샤 로 잘 알려진) 1997년 프랑스 대중들에게 등장한 그래피티 고양이의 이름입니다. 이 고양이는 보통 굴뚝에서 자주 출몰하지만 언제 어디서든, 대중들의 관심이 필요한 곳에 또 등장할 수 있는 캐릭터라 합니다. 스트릿아트 예술가 Thoma Vuille이 그렸으며, 보통 익명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2007년에 새로운 고양이 그래피티를 하다가 정체가 밝혀졌다는 웃픈 일화가 있다고 합니다.




이 무수 샤는 보통 뛰어다니는 모습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지만, 때로는 공을 튀기거나, 깃발을 흔들거나, 유명한 원화 작품을 흉내 내는 모양으로도 대중에게 다가옵니다. 언제 어디서든 익숙한 노란 고양이가 갑자기 나오면 당장 웃음이 나올 것 같은데요. 이 고양이는 대중에게 친근한 느낌만 주는 것이 아니라, 깊은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다고 합니다. 바로 ‘정의’, ‘행복’, ‘평화’ 등 인류가 지향해야할 메시지를 전달하며 고양이는 작가의 분신으로 역할을 수행한다고 해요. 이 작가 역시 예술을 매개체로 잘 활용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정의의 고양이 M.CHAT가 대한민국에도 상륙해서 우리 시대가 원하는 친근하면서도 숭고한 정의가 확산되기를 바랍니다:)


ⓒ SAC on Screen, YouTube 출처


스트릿 아트를 함께 만들어가고 새로운 시대로 뛰어넘을, 세계적인 스트릿 아트 거장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거리의 뒷골목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하던 낙서라는 그래피티를, 누구나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었고, 그 시대의 분위기 또한 볼 수 있었는데요. 낙서가 어떻게 예술의 한 장르로 자리 잡았는지 그래피티의 역사와 현재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작품들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답니다. 스프레이에 더 나아가 페인팅, 스텐실, 일러스트, 실크스크린 등을 활용한 다양한 그래피티 스타일들로 확장 되는 점도 충분히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방식이 들어간 작품들은, 곧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만들어 주기도 하죠. 서브 컬처로 그래피티를 바라보던 시각에서, 이제는 순수예술의 한 장르로, 팝아트를 이을 차기 대장으로 인정받게 된 거장들의 작품들. 현재 청담 K현대미술관에서 전시가 진행 중이니 6월의 날이 좋은 요즘,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낙서의 세계에 빠져 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 K현대미술관 공식홈페이지



K현대미술관 <위대한낙서展 : OBEY THE MOVEMENT>


기간 : 2018.04.28 - 2018.07.29

관람시간 : 화~일 10:00 - 19:00 (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료 : 성인 12,000원/청소년(중,고등학생) 10,000원/소인 6,000원/단체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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